베버(Weber)는 중세 서구의 지배 유형과 상이한 동양적 지배 유형을 이념화 하여 이를 서구의 ‘봉건제’와 대비시켜 ‘가산제(patrimonialism) 라 불렀다. 베버에 따르면 가산제는 통치자와 막료의 관계가 아버지의 권위와 자식의 효성스러운 복종에 바탕한 가계의 확장된 형태인 데 반하여, 봉건제는 이 관계를 기사들의 군사주의에 바탕하여 계약적으로 고정화된 충성심으로 대치시킨 형태이다.
제이콥스는 이러한 베버의 지배유형으로부터 출발하여 왜 서구와는 판이한 문화적 전통을 가진 일본에서 서구와 같은 경쟁적 자본주의가 자생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느냐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그는 일본이 다른 동아시아 사회들과 문화적으로는 유사한 전통을 공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는 현격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중국으로 대표되는 대부분의 동양사회들은 중세에 있어서의 사회구조가, 특히 지배양식이, 전형적인 가산제적 형태를 보여주는 데 반해 일본은 문화적으로는 동양 문화권에 포함되지만 지배의 형태에서는 서구와 유사한 봉건제적 특징을 지니고 있어서 서구와 같은 경쟁적 자본주의가 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중국과 일본에 존재했던 중세 사회구조의 차이점을 살펴봄으로써 가산제와 봉건제를 대비시켜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