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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더 리더 - 카프카의 『Der Vorleser, 책 읽어주는 남자』에 대한 감상 및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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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 Vorleser, 책 읽어주는 남자』에 대한 감상 및 분석
카프카의 『Vor dem Gesetz』를 읽었을 때는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씨앗을 보는 기분이었다면 이 작품의 경우 수많은 씨앗을 뿌려놓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카프카의 짧은 글은 그 자체로는 아주 단순한 소재를 던져놓고 무한한 해석 가능성이 주어져있었던 반면 이 소설에는 처음부터 여러 주제가 녹아있었기 때문이다. 크게는 사랑 문제, 과거 청산 또는 극복의 문제 그리고 과거극복에 있어서 이해와 책임의 문제, 개인의 자유의지와 ‘옳음’의 문제 등등이 그것이다. 주요 인물인 한나가 겪는 일과 관련되며 이 소설의 가장 큰 주제인 과거극복 문제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보았다.
한나가 재판받는 과정을 주의 깊게 읽은 후 한나가 어떠한 처벌을 받는지를 본 독자라면 결코 그 결정을 흔쾌히 수긍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나가 자신이 문맹이라는 치부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정당한 반론을 펴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그렇다. 또한 재판에 관계되는 다른 인물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상을 받는 것 또한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독일의 과거 극복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독일은 일본과 대조되며 매우 바람직한 모습으로 과거를 반성하고 극복한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러한 인정을 받기 위해 그 안에서 또다른 희생이 필요했으며 한나와 같은 인물이 그러한 희생양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 책 3부의 첫 장에서 ‘죄를 지은 사람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고 해서 우리가 수치심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손가락질을 함으로써 적어도 수치심으로 인한 고통을 극복할 수 있었다.’ 라는 구절이 나온다. 독일 그리고 독일인들에게는 이렇게 손가락질을 할 대상이 필요했으며 한나도 손가락질하기에 적합한 대상이었던 것은 아닐까 그런데 이러한 점에서 한나는 유사한 심리에 의한 피해자이기도 하며 가해자이기도 하다. 이는 미하엘의 이야기와 관련지어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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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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