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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 - 고전수필 이옥의 ‘선생, 세상의 그물을 조심하시오’를 읽고

감상문 - ‘선생, 세상의 그물을 조심하시오’를 읽고

나는 어떠한 글을 접하고 읽는 것에도 사람과의 인연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에게 그 인연이 좀 더 쉽게 찾아오는 글은 산문이였다. 고전 산문도 시대를 뛰어넘어 현대 산문처럼 나와 인연이 닿는 글이 있을지 궁금했다. 이옥은 기존 산문문체의 형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고, 고전은 딱딱하다는 편견과는 달리 비교적 독특하고 재밌는 소재가 눈길을 끌었다. “나는 지금 세상 사람이다. 나의 글을 한다.” 그의 책과 인연이 닿는데 가장 강력한 구절이였다.
이옥의 산문집에는 여러 편의 산문이 있었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은 책에 취하다 (墨醉香序)였다.

“기이하여라! 먹은 누룩으로 빚은 술이 결코 아니고, 서책은 술통과 단지가 결코 아니거늘, 이 책이 어찌 나를 취하게 할 수 있으랴”

당시 이옥이 거주하던 지역이 외지고, 흉년이 들어 술을 사올 방도가 없었다. 하지만 이옥은 술이 없어도 한껏 취해있었다. 바로 따스한 봄기운과 책 때문이였다. 이옥이 어떤 사람에게 [시여취詩餘醉]라는 책을 받았는데, 이를 술단지에 한 질을 넣어 선사하였다고 표현하였다. 이옥의 책과 술을 향한 사랑이 보이는 대목이였다. 책을 읽다가 거기에 빠져 아득해지는 느낌을 이옥은 책에 취하다 라고 말하였다. 취할 취(醉)를 사용하여 글을 읽는 독자가 마치 술에 취한 양, 글에 흠뻑 빠지게 하는 효과가 느껴졌다.
나도 책을 읽다가 그 속에 빠지면 내가 지금 어디에 앉아서 책을 읽는 지, 어떤 자세로 집중하고 있는지 자각하지 못하는 무아지경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이를 보고 이옥은 ‘책에 취하다‘라고 쓴 게 아닐까.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변해도 책은 영원히 취하는 향기로 남아있을 것이다.
또 다른 편은 ‘지방언어에 대한 소논문’(方言)인데, 이는 언뜻 보면 현대에 쓴 글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지금의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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