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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설 보고서

-꿈

나는 꿈을 꾸고 싶었다. 무엔가 즐거우면서 충만한 그런 꿈을.
하지만 등허리를 살짝 훓고 지나가는 서늘함을 느끼며 눈을 뜨게 되었고, 그것은 또 시작되어 버렸다.

몸이 무거워졌다. 정확히 말하면 몸 자체가 무거워졌다기보다, 보이지 않는 무엇이 몸을 짓누르고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물을 잔뜩 먹은 두터운 솜이불로 몸과 얼굴을 덮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몸은 움직이지 않는데 감각은 극도로 예민해졌다. 방안 구석구석의 자그마한 움직임과 소리까지 감지해 낼수 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데, 방안 곳곳까지 자신의 의념이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실제로 나는 두려워졌다. 이런 경험 한두 번한 것도 아닌데, 수년 동안 거의 매일같이 겪었던 것인데 도무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이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 전혀 알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 미지의 무엇인가에 대한 두려움과는 또 다른 차원의 것이다. 무엇이 닥쳐올지, 어떤 일이 생길지 뻔히 알면서도 아무것도 할수 없다는 것에 대한 무력함과 그에 따른 두려움이라고 할까. 둘중 무엇이 더 고차원적이고 견디기 힘든 것인지는 알수 없으나, 분명한 점은 이건 ‘견디기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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