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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느티나무

젊은 느티나무

지은이
강신재

줄거리
'나'(숙희)는 학교에서 돌아와 목욕하고 나오는 현규를 생각한다.
'나'는 그에게, 아니 '나'의 오빠에게 항상 묘한 감정을 느낀다. 그가 '내'게 다가와 말을 걸 때 그에게선 엷은 비누 냄새와 함 께 가슴속으로 저릿한 것이 퍼져 나간다. 그가 학교에서 돌아와 욕실로 뛰어가서 물을 뒤집어쓰고 나오는 때이면 비누 냄새가 난다. '나'는 책상 앞에 돌아 앉아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더라도 그가 가까이 오는 것을, 그의 표정이나 기분까지도 넉넉히 미 리 알아차릴 수가 있다. 그러나 '나'는 그의 앞에서 항상 스스러움도 불안정함도 비치지 않고 쾌활하게 대했다. 물론 그는 '나' 의 오빠니까.
그와 '나'는 자주 테니스를 치러 갔다. 옆집의 공터에 테니스 코트를 손수 둘이서 만들고 틈만 나면 몰래 기어 들어가서 정구를 치곤했다. 그 집의 할아버지도 이 사실을 알기는 했으나 굳이 말리려고 들지는 않으셨다. 한참 동안 치다가 어느 정도 지쳤다 고 생각되면 약수터로 향했다. 표주박에 물을 떠서 한 모금을 마시곤 그에게 내밀었다. 그는 그 물을 받아 마시면서 결코 '내' 쪽을 보지 않았다. 어떤 묘한 감정이 그의 얼굴을 덮었다. 그것을 발견한 순간 '나'는 기뻤다. 그러나 그것은 기쁨이 아니었다. 그것은 실은 슬픔과 괴로움이었다.
오누이, 동생……이런 말은 그대로 '내' 맘속에 혐오와 공포를 자아냈다. 기쁨이 클수록 그에 른 비참함도 큰 것이었다.

그를 만난 것은 재작년 겨울이었다. 나의 어머니가 그의 아버지와 결혼한 때문이었다. 그를 처음 본 순간, 나는 열심히 그를 관찰했다. 어머니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하면서……그러한 나를 그도 열심히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후 우리는 남매가 되었다. 그러나 나는 그를 오빠라고 부르지 않았다. 아니, 부를 수가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처음에는 너무 생 소해서, 나중에는 또 다른 이유로…… 현규에 대한 감정은 나를 항상 무섭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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